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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23-04-25 글로벌이코노믹] 깨진 쌀, 맥주 부산물의 대변신... 업사이클링에 빠진 식품업계

관리자 2023-08-28 조회수 173

2023-04-25 |  글로벌이코노믹  |  원문바로가기



부산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들. (왼쪽부터) 익사이클 바삭칩, 랄라베어 맥주박 핸드크림, 리너지 크래커. 사진=CJ제일제당,오비맥주.


식품업계가 다양한 환경 보호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잇단 업사이클링 신제품 출시가 눈길을 끌고 있다. ESG 경영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버려지는 부산물을 제품화함으로써 착한 소비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식품업계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인지도가 낮다는 점은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부산물이나 폐기물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재활용 방식을 일컫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세계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은 지난해 약 53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연평균 4.6% 성장해 2032년께 약 83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식품업계에 업사이클링 제품 도입이 시도된 것은 1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익사이클 바삭칩’을 출시하며 국내 대기업 중엔 최초로 푸드 업사이클링에 뛰어들었다. ‘포 어쓰 앤드 어스(For Earth and Us)’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깨진 쌀, 비지 등 버려지는 부산물을 활용해 제품화했다. 포장재 역시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만들었다.

올해의 경우 지구의 날을 맞아 푸드 업사이클링 CIC(사내독립조직) 팀 주도로 플로깅(Plogging) 활동을 벌이는 한편 ‘익사이클 바삭칩’ 팝업 스토어를 확대 운영한다. ‘즐거운 푸드 업사이클링 문화를 전달한다’는 콘셉트로 업사이클링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각종 소비자 체험을 통해 업사이클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이번 팝업스토어에는 ‘익사이클 바삭칩’ 제품 외에도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인형과 업사이클링 과자 밀봉클립·병따개 등도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캐릭터 인형 등을 활용해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완화하고 제품을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환경 보호를 진지한 문제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발굴을 통해 맥주 부산물 업사이클링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앞서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함께 맥주박을 활용해 만든 '한맥 리너지 크래커'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맥주박(맥주찌꺼기)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랄라베어 맥주박 핸드크림’을 크라우드펀딩으로 공개했다. 오비맥주가 그린 바이오 벤처기업 라피끄와 손잡고 선보이는 친환경 화장품으로 맥주박에서 분리한 효모·추출물 등을 원료로 화장품을 만든다.

이밖에도 롯데웰푸드는 ‘B.Startup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를 통해 업사이클링 사업 아이템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상업화를 위한 투자 및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도 앞서 식품안전과학연구소를 개소하고 다양한 연구와 더불어 농가 업사이클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관심에도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미국·유럽 등지에서는 상당한 시장 규모를 가진 산업 분야로 발전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로 시장규모 역시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맥주와 식혜 등 부산물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비자가 직접 섭취하는 음식에 ‘부산물’이 들어간다는 거부감이 강해 사실상 미개척지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미 출시된 제품도 원재료 수급 변동성 문제와 낮은 소비자 인지도 때문에 시장 확대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학균 성균관대 교수는 “ESG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아직 완전히 성숙한 단계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이 ESG 활동을 당위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선 앞으로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