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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23-08-17 더벨] 하이트진로 vs 오비맥주 스타트업 발굴 '전문성, 추진력' 다른 이유

관리자 2023-08-28 조회수 242

2023-08-17 |  더벨 |  원문바로가기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스타트업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는 유사하다. 유망기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자사의 성장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자연스레 유망 스타트업 발굴 활동 등에서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중장기 경영전략도 엿볼 수도 있다.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도 비슷하다. 2018년을 전후로 지분 투자 등을 위한 기초 공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2023년 상반기까지 이뤄낸 성과에서는 하이트진로가 크게 앞서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등을 위한 전문성과 추진력 측면에서도 두 회사는 대조적인 면을 보인다.

◇투자 포트폴리오 넓히는 하이트진로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하이트진로의 채비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신사업개발팀'을 신설하고 기본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파악과 조직 정비, 목표 설정 등의 기반을 다졌다.

2018년부터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투자사와 정부기관, 스타트업 등을 찾아다녔다. 투자금 확보 방안과 규정 신설·정비 등의 업무 시스템도 비슷한 시기에 정립됐다.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는 전문 액셀러레이터 스타트업 '더벤처스'와 손잡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공유 오피스 '뉴블록'을 개설하며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10월 하이트진로는 한국엔젤투자협회의 추천으로 법인형 엔젤투자자로 선정됐다. 법인형 엔젤투자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운영 중인 엔젤투자매칭펀드를 신청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5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운영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신사업개발팀 주도로 하이트진로는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27개(매각 포함) 스타트업을 발굴해 직·간접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경우 초기에는 식품과 유통에 집중됐으나 점차 테크와 리빙, 패션 등으로 확장했다.

현재는 크게 푸드테크와 라이프스타일 등 두 영역으로 구분된다. 푸드테크 영역에서는 애그테크와, 오션테크, 미래식량, 유통(플랫폼 포함) 등의 기업에 투자했다. 라이프스타일의 경우 패션·뷰티와 여행테크·플랫폼, 브랜드 기업 등이 주를 이뤘다.


허재균 하이트진로 상무.(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주류사업이 아닌 이종산업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수합병(M&A)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정 수준의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에 대해 기업 간의 전략적 협업 또는 M&A를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사업의 특성상 산업 규모의 변화가 거의 없어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러한 하이트진로의 계획은 신사업개발팀의 세팅부터 관여한 허재균 상무의 포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실제 허 상무는 사업 초기에 "주류 산업은 성장성에 한계가 있어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그는 신사업개발팀과 더불어 운영분석팀, SCM팀을 담당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계열사인 서영이앤티의 대표이사도 겸직 중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스타트업 투자 카테고리는 크게 푸드테크와 라이프스타일로 구분된다"며 "식품과 유통, 브랜드 등의 분야 외에도 다양한 이종산업을 투자 영역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상생모델' 확립 주력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와 비교해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전담조직과 외부 네트워크, 발굴 기업 등의 규모가 크지 않다. 스타트업 발굴 작업은 2018년부터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이는 스타트업을 둘러싼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경영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스타트업 투자를 사업 다각화의 포석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오비맥주는 맥주사업을 중심으로 한 시너지 창출에 방점을 두고 있다. 스타트업 발굴 측면에서도 하이트진로는 기업과 산업의 성장성에 중점을 둔 반면 오비맥주는 협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직접적 투자를 통한 수익 실현보다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는 얘기다.


오비맥주가 서울창업허브와 공동 개최한 '2022 스타트업 밋업' 행사 모습.(사진=오비맥주)

실제 2019년 이후 오비맥주가 직접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은 없다. 약 12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업성 검토와 시범 사업 등을 진행한 게 전부다. 다만 오비맥주의 스타트업 지원 활동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과거 사업성 검토 등을 진행한 기업을 대상으로 간접투자가 이뤄졌다. 당시 오비맥주는 1000만원 수준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했다.

상생모델 구축을 위한 오비맥주의 의지는 부서 편제에도 녹아있다.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전담조직이 아닌 구매·지속가능경영 부문에서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팀과 가치창출(Value Creations)팀이 각각의 업무를 관장하는 구조다. 관련 부문의 수장은 김석환 오비맥주 부사장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오비맥주와 상생모델을 구축한 스타트업은 리하베스트와 라피끄다. 리하베스트의 경우 2019년 11월에 오비맥주가 개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밋업' 행사에서 최종 선발된 후 지속적인 인연을 유지 중이다. 오비맥주와 맥주박 '리너지바(RE:nergy Bar)'를 공동개발했고 현재는 사업화를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린바이오 벤처기업 라피끄는 오비맥주와 서울산업진흥원의 지원을 토대로 맥주 부산물을 활용한 화장품 원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비맥주로부터 맥주 부산물을 공급받아 효모는 생물전환기술 원료로 사용하고 맥주박은 추출물과 스크럽, 캡슐 등으로 재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매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며 "오는 9월에도 공모가 예정돼 있고 우수업체로 선정된 스타트업에게는 사업화 자금과 현장테스트, 오비맥주와의 협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